가상화폐 시장의 대규모 하락, 비트코인 49일 만에 최저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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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트코인이 49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가상화폐 시장이 심각한 하락세에 빠졌다. 26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10만8762.04달러까지 떨어지며 10만9000달러를 이탈하였다. 이 수치는 지난달 9일 이후 처음으로,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취임 전 고점인 10만9312.19달러 아래로 하락하게 되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Ethereum, XRP, BNB 등의 알트코인들도 큰 폭으로 하락하며 시가총액 상위 21개 가상자산 모두가 24시간 전 대비 약세를 보였다. 이더리움은 -6.20%, XRP는 -3.91%, 솔라나(-9.57%), 도지코인(-8.27%)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지난 주말 동안 가상화폐 시장은 급등하다가 다시 급락하는 형세를 보였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장의 잭슨홀 연설로 인해 한때 가상자산 시장이 상승세를 보였으나, 이후 다시 하락세로 전환되었다. 잭슨홀 연설 직전 가상자산 시장의 시가총액은 약 3조7500억 달러였으나, 주말 동안에는 4조100억 달러까지 증가했으나 다시 3조6900억 달러로 감소하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이러한 하락세는 뉴욕 증시에서도 확연하게 나타났다. 가상자산 관련 주식들이 급락하는 ‘블랙 먼데이’ 현상이 발생했으며, MSTR과 BMNR 같은 기업들은 각각 -4.17%, -7.27%로 큰 폭의 하락을 경험했다. 또한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 같은 거래 관련주는 각각 -4.33%, -1.26%로 떨어졌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인 마라홀딩스도 -5.46%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이번 연쇄적인 하락은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퇴보한 점에서 기인한다. 잭슨홀 연설에서 통화 정책의 완화 가능성이 시사되었으나, 다가오는 29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증대하였다. PCE 가격지수는 연준이 가장 신뢰하는 물가지표로, 현재 예측된 상승률은 2.9%로, 5개월 만에 가장 빠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보고서를 발표한 미국 투자은행 프리덤캐피털마켓의 수석 시장 전략가는 PCE 물가가 예상보다 높을 경우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급속도로 식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전에 발표되는 여러 거시경제 지표들 역시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높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은 주식시장에 비해 변동성이 더욱 크기 때문에, 하락폭도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에서의 대규모 청산이 하락장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5일에만 약 9억398만 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으며, 그 중 8억1821만 달러는 가격 상승에 베팅한 롱 포지션이 청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만으로 시장을 바라볼 수 없게 되었다. 앞으로의 경제지표 발표 및 정책 변동에 따라 시장의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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