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중국과 연관된 해커 조직인 ‘솔트타이푼’이 전 세계 80여 개국을 표적으로 하는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통화까지 도청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FBI 부국장 브렛 리더먼은 이번 사건을 “미국에서 벌어진 가장 중대한 사이버 전쟁 중 하나”라고 언급하며, 이들이 100명 이상의 미국인의 통화와 문자 메시지를 겨냥하고 있으며, 100만 건 이상의 통화 기록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해커들은 연방 정부의 법원 허가를 통한 네트워크 감청 시스템에도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라우터와 다른 네트워크 연결 장비의 기존 취약점을 활용해 침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솔트타이푼의 활동은 최소 2019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보이며, FBI는 약 600개 기업이 해킹의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미국의 3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 AT&T, T모바일도 포함되어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통신망이 심각하게 침해당했으나, 다른 국가에서는 피해 수준이 불확실한 상태다. 리더먼 부국장은 이번 사건의 범위와 무차별성에 경고하며, 일반적인 정보 수집 활동의 차원을 넘어선 행위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커들이 휴대전화 위치 데이터를 활용해 해외에서도 미국인의 이동을 추적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이러한 무차별적 정보를 추출할 경우 단일 국가를 겨냥했을 때와는 다른 수준의 정보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FBI는 솔트타이푼의 침입이 대부분 감지되고 차단된 상태라고 밝히며, 해커들의 활동을 더욱 효과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FBI는 영국, 캐나다, 체코, 핀란드 및 폴란드의 보안 기관과 함께 솔트타이푼의 해킹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담은 문서를 발표했다.
한편, 중국 측은 솔트타이푼 작전에 연루되었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미국 정보 기관과 사이버 보안 회사들이 중국을 음해하기 위해 증거를 조작했다고 반박했다. 류펑위 주미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미국이 솔트타이푼과 중국 정부 간의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중국은 모든 형태의 사이버 공격과 범죄를 단호히 반대하며 이를 억제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은 글로벌 사이버 보안 환경에서 더욱 주목할 만한 이슈로 부각되며, 국제 사회는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한 새로운 대응책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놓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