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발표한 2분기 실적 이후,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극명하게 갈렸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고, 이로 인해 삼성전자의 주가는 소폭 하락했으나, SK하이닉스는 AI 거품론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며 주가가 상승했다.
28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1000원(1.42%) 하락한 6만96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8500원(3.27%) 상승한 26만8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후 시장의 반응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엔비디아는 2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467억4000만달러(약 65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59억달러(약 63조원)를 넘어서는 수치다. 그런데도, 핵심 매출인 데이터센터 부문은 411억달러(약 57조원)로, 시장의 예측치인 413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시간외 거래에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3.10% 하락세를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매출 부진에 대한 우려가 일어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AI 투자가 여전히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성장 모멘텀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IBK투자증권의 김운호 연구원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문제로 인해 GPU 시장의 규모는축소될 가능성이 있으나 수요는 여전히 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증권의 박준영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주가 향방은 중국 시장 관련 정부의 협상에 따라 변동성을 보일 수 있지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각국의 AI 투자 흐름을 고려할 때, 성장 모멘텀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음 달에도 거시경제 환경이 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금리에 따른 전고점 확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올투자증권의 고영민 연구원은 “내년 HBM 공급자 경쟁에 대한 우려로 인해 업종 대형주에서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4분기에는 공급자 제품 경쟁력 확신이 필요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반도체 업계의 흐름은 여전히 복잡한 상황이며, 향후 투자 전략과 시장 전망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