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2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더 공정한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국제 정의와 평등을 위해 서로의 국가 발전과 번영을 지지할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 회담은 1일까지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의 성과를 이어가는 자리로, 두 정상은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전쟁 등을 겨냥해 진정한 다자주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시 주석은 “5월 9일과 9월 3일에 우리는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며 중·러 관계의 역사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오랜 친구’라고 부르며 중·러 관계가 변화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발전해왔음을 언급했다. 그는 양국의 관계를 이웃 간의 우호, 전략적 협력, 상호 호혜적 협력의 좋은 예로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러한 긴밀한 관계를 “전례 없이 높은 수준”으로 평가하며 환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에 앞서 열렸다. 시 주석은 이 행사를 통해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과시하고, 미국의 대중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인 무역 파트너로서의 중국의 입지를 강조하고자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SCO 정상회의와 중·러 정상회담이 단순한 외교적 회의에 그치지 않고, 중국의 외교적 위상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하고 있다. 국제정치학자 데릭 그로스먼은 미·중 간의 관계에서 중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SCO 정상회의를 마친 후 베이징에 도착하여, 3일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기념 열병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는 중·러 간의 협력 관계가 단순한 전략적 동맹을 넘어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여겨진다.
이번 회담과 기념 행사를 통한 양국의 협력은 향후 글로벌 무대에서의 정치적, 경제적 역학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