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에서 양자회담을 진행하는 중 양측 수행원들 간에 에어컨 온도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 회담은 3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코메르산트의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이뤄졌다.
회담 장소는 원래 주중 러시아 대사관으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회담 직전에 북한 국기가 새롭게 게양되면서 최종적으로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경은 북한 측의 요구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회담에서는 두 정상만 참여하는 단독 회의가 예상되었고, 그에 따라 준비된 의자는 오직 두 개였다.
한국 측 기자들이 함께 참석했으나, 북한 기자들은 우선적으로 취재 공간을 확보했으며, 상대적으로 러시아 기자들은 그 수가 적었고 취재 활동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코메르산트의 기자는 북한 측 기자들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발언에서 법과 규칙을 무시하는 경향을 지적했으며, 이로 인해 현장 분위기가 더욱 긴장했음을 암시했다.
회담 전, 양측 경호인력 간에는 에어컨 온도를 놓고 충돌이 발생했다. 북한 측에서는 리모컨을 통해 에어컨 온도를 23도로 맞추려 했으나, 러시아 측에서는 20도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자존심 싸움으로 번진 이 충돌은 결국 러시아 측이 주도권을 쥐며 극적으로 해결되었다.
회담이 실시되기 전 상황이 다소 어수선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정상 도착 후에는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로 회담이 진행됐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대해 훌륭하게 치러졌음을 높이 평가하며, 러시아와 북한 간의 관계가 더 특별하고 동맹적인 성격을 갖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또한, 북한 특수부대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해방 작전에도 참여한 점을 강조하며 북한 군인들의 희생과 용기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확언했다.
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체결된 협정 이후 양국 관계가 다양한 측면에서 발전하고 있다고 응답하며, 러시아와의 형제적 의무를 다하고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푸틴 대통령이 북한 병사들의 공적을 인정해 준 것에 특별히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도 러시아를 돕는 것을 자신의 의무로 간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은 양국 간의 협력 강화와 전략적 동맹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중요한 자리로 평가되며, 한반도 정세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