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히타치 에너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일 무역 합의 이행 행정명령에 서명한 날인 4일(현지시간) 10억 달러, 약 1조3900억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미국의 핵심 전력망 인프라에 대한 안정성을 강화하고,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악관의 성명에 따르면, 히타치의 이번 투자의 약 4억5700만 달러는 버지니아주에 새롭게 설립될 대형 변압기 생산시설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투자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에너지 공급에 기여할 것이며, 히타치는 백악관이 추진하는 ‘AI 행동 계획(Action Plan)’에 따라 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AI와 에너지 중심 정책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요인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AI 경쟁에서 승리하고 재산업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미국이 훨씬 더 많은 안정적인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히타치가 그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일본의 대표 기업 중 하나인 히타치 에너지가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게 된 것은 미·일 무역 합의 및 경제 협력의 흐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난 7월에 체결된 미·일 무역 협정에 따라 일본은 미국산 농산물, 자동차 및 항공기 구매의 확대와 함께 미국 내에서 5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따라서 히타치의 투자는 이러한 약속을 이행하는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일본 기업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속적으로 미국 시장에 맞춘 조정 작업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제철이 6월 미국 US스틸을 인수하려 할 때에는 다양한 제약 조건을 받아들이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반대를 극복해야 했다. 이러한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적응하기 위해 ‘코드 맞추기’를 진행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포인트이다. 일본제철은 미국에 14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발표했으며, 그 중 24억 달러는 펜실베이니아 몬벨리 지역에 투입될 예정이다.
히타치의 이번 대규모 투자 계획은 일본과 미국 간의 경제적 협력 강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양국의 무역관계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이는 향후 일본 기업들이 미국 내에서 펼칠 다양한 투자와 협력의 기초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