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 안전보장군의 우크라이나 배치 계획에 강하게 반발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종전 구상에 큰 차질이 생겼다. 푸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안전보장군을 “정당한 타격 목표물”로 간주할 것이며, 우크라이나 주둔의 가능성이 NATO 가입의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그리고 유럽의 주요국 정상들이 논의해온 평화 유지 방안을 거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일 ‘의지의 연합’ 정상들과의 회의에서 서방 26개국에 의한 안전보장군 파병을 합의했으며,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종전 협상 전제 조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럽 각국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NATO식 집단방어와 유사한 안전 보장을 제공하는 방안에 동의했으나, 미군의 직접 배치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로 인해 종전 구상이 순탄하지 않게 전개되면서, 트럼프가 계획한 푸틴-젤렌스키 양자 회담도 실질적으로 실패하는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은 “대화 준비는 완료되었으며, 최적의 장소는 모스크바”라고 밝혔지만, 실질적인 대화 의사는 없음을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대화를 미루기 위해 여러 방안을 동원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원치 않는다면 모스크바로 초대해 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2일 “2주 이내에 전쟁 종식과 관련된 진전이 없다면 ‘매우 중요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기한 내 협상 진전이 없었으며, 오히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지속적으로 감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중국, 인도 등과의 반미 연대를 구축 중으로, 향후 평화 협상 진전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및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친밀한 모습으로 담소를 나누며, 반미 연합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외교적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편한 심기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인도와 러시아가 극단적인 중국으로부터 이탈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불만을 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러 정상회담의 가능성에 대해 “두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빠르게 회담이 조직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 회담이 실제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