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진행될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코스닥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세기에 치러진 6차례의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코스닥 지수는 모두 하락세를 보였고, 대선일 이후에는 일정 부분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번 선거는 양 후보 간의 접전이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0년 대선 기간인 10월 21일부터 11월 3일 사이 코스닥은 0.75% 하락한 바 있다. 당시 이러한 하락세는 미국 대선과 함께 연말 대주주 양도소득세 확대 우려 등이 겹쳐 중소형주 중심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2016년 대선에서는 같은 시기 코스닥이 무려 4.8% 떨어졌으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선두와 ‘최순실 사태’와 같은 정치적 불안 요소가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2012년에도 코스닥은 0.25% 내렸고,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4.98%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처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코스닥이 보인 하락세는 과거에도 불확실한 정치적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각 해의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미국 대선 직전에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경향은 항상 존재한다”며 “특히 이번 대선은 매우 박빙으로 전개되고 있어, 선거 날까지 위험 자산에 대한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더욱이, 저조한 실적 기대치도 투자 심리를 억누르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여러 기업들이 3분기 실적 예상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으며, 이러한 뉴스가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대선 당일의 개표가 시작되면 일반적으로 국내 증시가 반등하는 경향이 있다.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나면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2020년 대선 당일에는 투표 직후 코스피가 0.6%, 코스닥은 1.04% 상승하며 마감한 바 있다.
가장 최근의 대선에서는 출구조사 결과 트럼프가 앞서는 것과 관련하여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2.25%, 3.92% 하락하기도 했지만, 2012년, 2008년의 경우 대부분 대선 개표 시점에서 증시가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는 대선 불확실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3분기의 어닝 시즌에 TSMC, 넷플릭스 등 주요 기업들이 예상 이상의 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증시가 견고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수의 증권가에서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하며, 단기적으로 ‘트럼프 수혜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선거 전까지 방산, 조선, 바이오시밀러 관련 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의 은행 및 중소형주들도 ‘트럼프 프라이싱’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