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에 세계적으로 다섯 번째로 설치된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를 기리는 동상이 공개됐다. 이 동상은 이탈리아 예술가 발렌티나 피코치가 21개월에 걸쳐 제작하였으며, 베트남 블록체인·디지털자산협회(VBA)의 지원으로 현지에 도입됐다. 현재 타임스시티의 원매트릭스(1Matrix) 본사에 전시되고 있으며, ‘블록체인 갤러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매주 토요일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이라는 최초의 암호화폐를 창시한 인물로, 그의 정체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2008년 10월에는 디지털 화폐 시스템에 대한 백서를 발표하여 탈중앙화의 개념을 설명하였고, 이듬해인 2009년 비트코인 소프트웨어를 공개하며 첫 블록을 채굴하였다. 그는 2010년경부터 모습을 감추었으며, 현재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약 110만 비트코인은 시장에서 173조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이런 규모는 그를 세계 20위권의 부호에 포함시킨다.
하노이의 사토시 나카모토 동상은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구현하고 있다. 측면에서 바라보면 사토시의 옆얼굴이 드러나지만, 정면에서 바라볼 경우 형상이 거의 투명하게 사라지는 방식으로, 이는 탈중앙화 시스템의 기초를 마련한 후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진 그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VBA 관계자는 “피코치 작가가 이 작품을 완성하는 데 21개월이 걸렸다”며 “이 동상은 탈중앙화의 문화를 상징하며, 여러 나라에 설치되는 것은 비트코인 창시자가 세계 금융 기술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하는 의미이다”라고 설명했다.
사토시 나카모토 동상은 이번 하노이 외에도 헝가리, 스위스, 엘살바도르, 일본에도 설치되어 있다. 첫 번째 동상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하며, ‘우리는 모두 사토시다(We are all Satoshi)’라는 제목 아래 반사되는 청동 표면으로 관람객들이 자기 자신을 비춰볼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이 디자인은 ‘누구나 사토시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스위스의 동상은 2024년 10월 공개 직후 도난당했으나, 올해 8월에 다시 회수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처럼 하노이의 사토시 나카모토 동상은 비트코인이 전 세계적으로 끼친 영향력과 그 상징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의미 있는 조형물로 자리잡고 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는 현대에, 사토시 나카모토의 존재와 그의 비전이 더욱 중요한 가치를 지니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