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일랜드 해역에서 한때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철갑상어가 40여 년 만에 다시 발견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물고기는 1987년 이후로 처음 포착된 사례로, 최근 아일랜드 케리주 발렌시아섬 인근 해역에서 길이 1.8미터에 달하는 철갑상어가 잡혔다. 이 철갑상어는 영국 왕실의 진상품으로 알려져 ‘왕의 물고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포획한 선장 데클란 오설리번은 평소와 다른 물고기를 발견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역 수족관인 딩글 오션월드의 관장인 해양 생물학자 케빈 플래너리에게 사진을 전송했다. 플래너리는 사진을 보고 매우 놀라운 발견이라고 언급하며, 이 물고리가 ‘살아 있는 화석’으로서 공룡 시대부터 살아온 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즉시 철갑상어를 바다로 돌려보낼 것을 권유하였고, 오설리번이 그의 조언에 따랐다.
놀랍게도 오설리번은 그물 너머에서 또 다른 철갑상어가 헤엄치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아일랜드에서는 1987년 더블린 앞바다에서 발견된 이후 처음으로 철갑상어가 재발견된 것이며, 철갑상어는 1970년대까지 아일랜드 해역에서 흔히 발견되었으나, 값비싼 캐비아 채취를 위한 남획으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철갑상어는 1억 년 전부터 존재해 온 가장 오래된 어종 중 하나로, 몸길이가 2미터 이상 자라며 대부분의 생애를 바다에서 보내고 산란을 위해 강으로 돌아오는 특징이 있다. 역사적으로 아일랜드에서 잡힌 철갑상어는 영국 왕실 소속으로, 빅토리아 여왕을 포함한 여러 왕족에게 진상되었으며, 더블린의 유명 레스토랑에서도 귀빈에게 제공되었다.
현재 아일랜드의 샤넌강과 수어강은 철갑상어의 번식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어 이들의 복원이 가능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발견을 계기로 아일랜드 야생동물보호협회(IWT)와 블루마린재단은 철갑상어 복원 사업을 촉구하며, 패드릭 포거티 IWT 회장은 “아일랜드에서 사라진 종을 되돌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철갑상어는 보전해야 할 첫 번째 대상이 되어야 하며, 이들의 서식지 복원이 다른 생물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에서는 최근 ‘철갑상어 보전 전략 및 실행계획(2023~2033)’을 발표하여 유럽 전역의 철갑상어 복원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아일랜드도 이러한 상황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블루마린재단의 에이드리언 가한은 “자연은 국경을 알지 못한다. 보전 노력이 절실하다”며, 이번 발견이 협력과 의지가 있다면 사라진 종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사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