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열린 제26회 세계지식포럼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뜨거운 논의가 이어졌다. 주요 발언자로 나선 피넬로피 골드버그 예일대 교수는 “미국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국가들이 더욱 큰 경제적 피해를 본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미국과의 점진적인 디커플링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미국의 관세 조치가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욱 증가시켜 기업의 결정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버그 교수는 유연한 통상 정책이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점과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 내 투자가 매력적이지 않게 됨을 강조했다. 이어, 대만의 반도체 제조업체인 TSMC가 애리조나에 투자한 사례를 언급하며 노동력 부족 문제와 규제의 미스매치는 세금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윌리엄 리 밀켄 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이를 옹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이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경우 외부의 불공정한 경쟁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관세 장벽을 도입했다고 약속했다. 즉, 관세는 특정 상황에서 필요한 조치일 뿐이다”라고 주장하며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비판했다.
더불어,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소장도 관세가 미국 내 기업의 비용을 증가시키고 투자 유치를 어렵게 만든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기업의 투자를 독려하면서 동시에 이민법을 엄격히 시행하는 것은 서로 충돌하는 정책”이라며 이의 일관성 부족을 지적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또한 한국과 일본 간의 경제 협력 강화를 통한 미·중 간의 경쟁 대응 전략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국과 일본의 GDP를 합치면 세계에서 3번째로 크며, 교역 규모로는 4위를 차지한다”면서 “미·중 경쟁 시대에 두 나라의 협력 확대는 다른 국가들에게도 경제적 중요성을 지닌다”고 강조했다.
또한 할 브랜즈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군사적 필요를 언급하며 세계 각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군함을 확보하고, 인도와의 협력을 통해 드론 및 제트 엔진 기술을 얻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하며 미국의 다각적인 외교 전략을 강조했다.
결국, 이번 포럼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와 글로벌 무역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한국이 일본과의 협력을 통해 전략적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