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주목 받는 민주당 후보 조란 맘다니가 당선 시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체포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11일(현지시간) 맘다니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뉴욕이 “국제법을 준수하는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며 이러한 주장을 펼쳤다.
맘다니는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에서 전쟁범죄를 범하고 있다며, 만약 그가 뉴욕을 방문하거든 뉴욕경찰(NYPD)을 동원해 즉각 공항에서 체포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현재 연방정부의 리더십이 실망스럽다며, 각 도시와 주 정부가 국민의 가치와 이익을 위해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푸틴 대통령 역시 체포할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이러한 발언이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경고했다. 사실상 네타냐후 총리를 체포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미국은 ICC의 당사국이 아니며,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ICC에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만약 뉴욕시장이 경찰력을 동원해 네타냐후를 체포하려 할 경우, 이는 연방정부와 심각한 충돌을 유발할 수 있다.
더불어 2002년에 제정된 ‘미군보호법’은 ICC에 대한 협력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는 외국인 체포에 대해 주 및 지방 정부 차원에서의 조치를 제한하는 법적 맥락을 가지고 있다. 컬럼비아대 로스쿨의 전문가인 매슈 왁스먼 교수는 “미국 내에서 이런 식의 체포가 이뤄진 사례는 없다”며, 이번 발언은 법 집행 정책보다는 정치적 쇼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인도계 무슬림으로 알려진 맘다니는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꾸준히 내비쳐 왔고, 시장 선거 초반부터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NYT는 맘다니의 이번 발언이 선거에 미칠 파급력을 주목하고 있다. 뉴욕은 세계에서 유대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 중 하나이며, 최근 가자 전쟁 상황에서 뉴욕 시민들은 대체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어, 맘다니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유대인 단체들은 맘다니가 ‘인티파다의 세계화’라는 구호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현재 NYT의 시에나 대학교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맘다니는 유대인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30%의 지지를 얻고 있으나, 무소속 후보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쿠오모 전 주지사는 이스라엘을 강력히 지지하며, ICC의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당시 자진해 변호인단에 합류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맘다니의 체포 발언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으며, 다만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러한 발언을 “여러모로 터무니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이 뉴욕시장 선거의 판도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