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 사이의 포옹은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감정을 전달하는 중요한 행동으로 기능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포옹의 지속시간이 관계의 친밀도와 개인의 성격을 반영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독일 함부르크 MSH 의과대학 연구팀이 실시한 이 연구는 친구와 연인 관계에 있는 60명을 대상으로 포옹 실험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는 심리학 저널 ‘비언어적 행동저널(Journal of Nonverbal Behavior)’에 게재되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포옹하는 모습을 14대의 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후, 인공지능(AI) 기반의 모션 캡처 소프트웨어로 분석했다. 추가로, 참가자들은 자신의 성격과 감정 처리 방식에 대한 설문조사에도 응답하였다.
연구 결과에서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포옹의 ‘시간’이었다. 친구들 간의 포옹은 평균적으로 2.88초에 그쳤지만, 연인 사이의 포옹은 평균 7.02초로 확인되어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3초 미만의 짧은 포옹은 우정의 범주에 속할 가능성이 높고, 7초 이상 지속되는 포옹은 깊은 애정을 나타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포옹의 ‘방식’은 관계보다는 개인의 성향에 더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릎, 발, 골반 간의 간격에서는 친구와 연인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일부 연인들은 오히려 거리를 두고 가볍게 포옹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반대로 친밀한 친구들이 밀착해 껴안는 경우도 발견되었다.
또한, 성격 특성 역시 포옹의 방식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불안하거나 슬픔을 자주 경험하는 신경증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느슨한 포옹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성실성과 책임감이 강한 사람들은 더 가까이, 더 강하게 포옹하는 경향이 있었다. 연구를 이끈 세바스티안 오클렌부르크 교수는 “작별 인사 시 포옹의 지속시간에 주목하면 상대방이 단순한 친구로 생각하는지, 아니면 더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독일에서 60명만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문화적 차이가 연구 결과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더 폭넓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으며, 사람들 간의 다양한 관계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