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대표적인 자산운용사인 캐피털그룹(Capital Group)이 비트코인(BTC)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워런 버핏의 전통적인 가치 투자 철학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매니저 마크 케이시(Mark Casey)는 비트코인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을 따르는 인물로 알려져 있어, 그의 행보는 업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케이시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금을 대체할 가치 저장 수단이 될 것”이라며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의도를 설명했다. 캐피털그룹은 비트코인을 ‘상품(commodity)’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분산 자산 포트폴리오 내에서 장기적인 가격 상승 여력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캐피털그룹은 약 3조 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기반의 전통 금융기관이다.
그동안 캐피털그룹은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주도하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전략에 5억 달러(약 6,950억 원)를 투자하며, 전체 지분의 12% 이상을 확보한 바 있다. 비록 이후 주식 희석으로 인해 지분율이 8%로 감소했지만, 비트코인 수요 증가에 힘입어 현재 이 지분의 가치는 약 60억 달러(약 8조 3,400억 원)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캐피털그룹은 일본의 메타플래닛(Metaplanet)과 같은 다른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에도 전략적으로 투자하며 지속적인 매수세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두 달간 비트코인 보유 기업들의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시장에 경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제이피모건의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전략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편입에 실패하면서 향후 트레저리 전략에 부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한 분석이 조명을 받고 있다.
전통 금융권 인사로서 비트코인 중심의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하는 케이시의 행보는 암호화폐가 실제 자산 운용 환경에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채택되는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그는 이더리움(ETH)이나 다른 알트코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강한 회의론을 피력하며, 샌드박스 스페이스에 실재하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신뢰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업계 내에서도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인식이 상이한 가운데, 케이시의 선택과 캐피털그룹의 행보가 향후 비트코인 시장에 미칠 영향은 면밀히 주목할 만한 상황이다. 캐피털그룹의 새로운 투자 전략이 다른 기관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또한 전통 투자 방식과 암호화폐의 만남이 배울 만한 교훈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