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가 18세에서 22세 남성의 출국금지를 해제한 이후, 이 연령대의 청년들이 외국으로 빠르게 유출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현지 시간으로 12일 폴란드 매체 TVP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출국금지가 풀린 이후 일주일 동안 약 1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국경을 넘어 폴란드로 입국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의 포트카르파치에주에서는 출국한 남성이 5,600명으로, 이전보다 12배 증가했으며, 루블린주에서는 4,000명으로 10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르키우 출신의 22세 청년 미하일로 셰브첸코는 독일의 일간지 타게스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미사일 위협과 징집 가능성이 있는 현실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동료가 징병검사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 나서 외출을 자제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서는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18세에서 60세 사이 남성이 특별 허가 없이 출국할 수 없도록 제한해왔다. 징집 대상 연령은 원래 27세에서 지난해 25세로 낮춰졌으며, 25세 미만은 자진 입대가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정부는 18세에서 22세 남성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을 수 있도록 출입국 절차를 개정하였다. 정부 측은 이 조치를 청년들에게 더 많은 해외 유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전후 국가 재건과 병력 부족이라는 조건 속에서 잠재적 징집 대상자의 출국금지를 해제한 것이 의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치적 이유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폴란드 동방연구소의 크시슈토프 니에치포르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2019년 선거에서 18세에서 30세의 청년층을 핵심 지지층으로 확보했으며, 이들에게 이동의 자유를 부여함으로써 향후 선거에서 그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우크라이나의 청년들이 대거 탈출하는 현상은 현재 전통적인 사회 구조와 국가의 재정적, 군사적 고민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전쟁의 여파로 심각한 사회적 불안정이 지속됨에 따라, 젊은 세대의 국외 이주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는 국가의 미래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청년들의 대탈출은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인구 구성과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