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1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4차 고위급 무역 회담을 시작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과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 문제 등이 중심 이슈로 다뤄질 예정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회의에 참석하며,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참여한다. 협상은 17일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특히 틱톡 매각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처음으로 공식 의제로 채택되었다. 지난해 미국 의회는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켜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에게 이 플랫폼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매각 기한은 올해 1월 19일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 차례 연장 조치로 인해 이제 최종 기한이 오는 17일로 다가왔다.
또한 러시아의 원유 수출 문제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NATO 회원국들에게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압박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번 회담이 결실을 맺을지는 미지수이다. 사전 조율 없이 벌어진 반도체 제재와 관련된 신경전이 양측 간의 협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32개 반도체 업체를 수출 규제 리스트에 추가했고, 이 중에는 중국의 23개 기업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미국산 아날로그 집적회로(IC) 칩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또한 두 나라 간에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문제에서도 의견 차이가 크다. 미국은 중국이 펜타닐 유통을 근절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경우 관세 인하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관세 인하가 먼저 이루어져야 관련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핵심 안건에서 미중 양국이 접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양국 정상 회담의 성사 여부에 대한 관측도 불투명하다. 앞서 미중은 올해 5월 스위스, 6월 영국, 7월 스웨덴에서 각각 고위급 무역 협상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로 관세 전쟁의 휴전 기한을 오는 11월 10일까지 연장한 바 있다.
양국의 무역 협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번 마드리드 회담의 결과는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