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 그로스먼 프린스턴대 국제경제학 교수는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글로벌 통상 질서를 크게 동요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최소 10년간 세계 무역 질서는 법과 규범이 없어지고 힘이 강한 자가 승리하는 ‘와일드 웨스트’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한국은 백지수표식으로 대미 투자 시 요구에 응하지 말고 규범을 존중하는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로스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수십 년간 여러분들이 생각해온 무역 시스템을 무너뜨렸다”며 “합의가 있더라도 새로운 지도자가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그 시스템은 뒤집힐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터무니없고 비용만 커지는 불행한 정책”으로 설명되었으며, 그는 이러한 혼란 속에서 기업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그로스먼 교수는 비관적이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의 후계자가 집권하는 동안에는 미국의 자유무역으로의 복귀는 불가능하며, 민주당이 2028년에 집권하더라도 무너진 시스템을 복원하는 데 최소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은 최근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문제에 대해 “백지수표식 투자 요구는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외국인 투자를 트럼프 대통령의 통제 아래 두는 것은 양국 모두에게 위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스먼 교수는 한국이 미국을 잊고 유럽, 일본, 캐나다 등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국제 규범을 존중하는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에 대한 논평으로 “그는 관세를 통한 세수 확보, 무역적자 축소, 협상력 강화 등 여러 충돌하는 목표를 동시에 내세우며 정책의 모순과 불확실성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정책 불확실성이 바로 기업 투자의 위축 원인이 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한, 그로스먼 교수는 “현재 국제 무역은 ‘와일드 웨스트’ 시대라는 표현이 부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무법적 상태에 있다”며 “이전 몇 년간의 낮은 무역장벽과 안정적인 역할 분담 체제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연합(EU), 캐나다, 일본, 한국 등이 미국을 제외한 새로운 세계 무역 질서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교수는 이어 “미국의 고립 가능성은 낮지만, 중국이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경고하며, “미국이 다시 자유무역으로 복귀하고 국제 무역 질서가 회복될 가능성은 앞으로 5년간은 어렵다”고 단언했다. 한국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냉철한 판단력을 바탕으로 대미 교역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