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이 고졸 인재 채용에 나서고 있다. 내년 봄에 졸업할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채용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기업들은 과거 대졸 중심의 채용 방식을 탈피하고 고졸 인력에 대한 처우를 크게 개선하고 있다.
일본의 회계 시스템 업체 TKC는 올해 입사하는 고졸 직원들을 위해 대학 진학 비용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 제도는 고졸 입사자가 대졸 인재와 동등한 커리어 기회를 얻는 데 목적이 있으며, 신입 고졸 사원들은 업무 시간 중 일부를 대학 수업에 allocated하여 5년 이내에 졸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TKC의 고졸 채용 담당자는 경제적 이유로 대학 진학이 어려운 우수한 학생들을 채용하고 있으며, 이미 고졸 출신으로 대졸로 위치한 직원들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의 고졸 취업 희망자 수는 약 12만6000명에 이르며, 같은 기간 동안 고졸 구인 건수는 46만7000건으로 확인되었다. 구인배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구직자 수에 비해 채용 수요가 월등히 많은 ‘구직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고졸 인재의 처우 개선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부 기업은 이를 반영하여 고졸 직원의 초봉을 대폭 인상하며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고속버스 운영사 윌러 익스프레스는 경험과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첫해부터 연봉 600만엔(약 56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보상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 일본의 고졸 평균 임금이 약 210만엔(약 2000만원)임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큰 차별화된 조건으로 여겨진다. 외식업체 레드랍스터 재팬 또한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고졸 인원 채용 수를 두 배로 늘릴 것임을 밝혔으며, 대기업 히토마이루는 입사 후 운전면허 취득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고졸 채용을 새로 도입하거나 강화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2026년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고졸 인원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전체의 30% 이상에 달하며, 최근 5년 이내 고졸 채용을 시작한 기업도 3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히 인력 부족에 심각한 건설업, 운송업, IT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관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를 단순한 채용 방식 변화로 치부하지 않고, 일본 사회 전반에서의 구조적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인력 풀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학력보다는 적응력과 지속적인 학습능력을 더 중시하게 되고 있다. 또한 일본의 특유한 장기 고용 문화 속에서 고졸자를 빠르게 채용하여 내부에서 육성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도 작용한다.
고졸 채용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기존의 학력 중심 고용 관행에도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은 일본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