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ABC 방송이 인기 심야 토크쇼인 ‘지미 키멀 라이브!’의 방송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진행자 지미 키멀의 찰리 커크 암살 사건에 대한 정치적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킨 데 기인한다.
ABC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당분간 다른 프로그램으로 교체될 예정이다. 앞서 지역 방송사 그룹 넥스타 미디어가 자사 ABC 계열 네트워크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방영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시점에서 나온 결정이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방송사 내에서의 견해 차이와 함께 정치적 압박이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기억에 남는 발언은 지난 15일 방송에서 키멀 본인이 내놓은 것으로, 그는 “마가(MAGA) 세력은 커크를 살해한 아이를 자기들 내부가 아닌 ‘다른 존재’로 규정하며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고 한다. 우리는 또 다른 저점을 찍었다”고 말했으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추모 발언 영상에 대해 “네 살배기 아이가 금붕어를 잃고 애도하는 것 같다”고 조롱했다. 이러한 발언은 정치적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브렌던 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즉각 지역 방송사들에 프로그램 중단을 요구했다. 그는 “디즈니에 매우 심각한 사안이며, 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쓰레기 같은 콘텐츠는 우리 지역사회에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ABC의 방송 중단 발표 직후, 키멀의 녹화 현장인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극장 앞은 혼란스러웠다. 방송을 기다리던 관객들은 입장 직전에 방송이 취소됐다는 소식을 접했고, 그 중 한 관객은 “막 들어가려던 순간 방송이 중단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키멀은 이전부터 트럼프 대통령 및 그의 정책을 비판해온 바 있으며,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CBS의 ‘더 레이트 쇼’도 스티븐 콜베어의 농담으로 인해 폐지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커크 암살 사건을 둘러싼 여론 조작을 강화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으며, 벤스 부통령은 최근 “커크 암살을 조롱하는 시민을 신고하라”고 촉구하며 언론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FCC 역시 정부 비판 언론사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상태다.
미국 내 언론은 ABC의 방송 중단 결정이 단순한 프로그램 변경이 아닌, 정부의 언론과 방송사에 대한 압력과 맞물려 있으며, 이는 표현의 자유 논란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회적 분위기는 언론의 자유를 둘러싼 긴장감을 더욱 높이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