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한미 간 금리가 역대 최대인 2%포인트에서 1.75%포인트로 감소했다. 이로 인해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을 보다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23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변수는 서울 집값의 동향이다. 최근 부동산 규제 확대의 신호가 나타나면서 강남 3구와 용산구는 물론 마포와 성동구에서도 집값이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과열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만약 10월 말 서울 부동산 시장과 가계 부채가 불안정해질 경우,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18일 시장 상황 점검회의에서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용 여력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경제와 물가, 금융 안정성의 여건을 고려한 통화정책 결정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화정책 이론에 따르면, 기축통화인 달러화 금리가 더 높고 원화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을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화를 선호하게 되어 한국 시장에서 이탈할 위험이 존재한다. 때문에 한국은행은 한미 간 금리 차가 2%포인트를 넘는 상황을 경계해왔다.
또한,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0월 한은 금통위 직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개최되는 일정도 고려할 때,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벌써부터 다음 금통위까지 남은 시간이 충분히 있어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7일 서울대 특강에서 “금리 인하를 한두 달 미뤄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금리를 인하할 경우 서울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더 큰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와 더불어 이 총재는 18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미셸 캉드쉬 중앙은행 강연’에서 금리를 추가로 낮추기 어려운 ‘실효하한금리(ELB)’ 상황에서의 정책 통합 체계(IPF)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양적완화(QE) 정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진단하며, 통화 가치 하락이 발생하면 발생할 수 있는 금융 안정 리스크가 더욱 커진다고 밝혔다.
그는 “대규모 QE는 실물 경제를 부양하기보다 부동산 가격 상승을 더 부채질할 수 있으며, 이미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행의 10월 금리 인하 결정은 서울 집값의 동향과 가계부채 상황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 여력은 확보되었지만,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지속된다면 신중한 결정이 필요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