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0월 말 한국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결정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첫 대면으로, 지난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13년 만에 미중 정상이 함께 한국 땅을 밟게 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두 정상 간의 만남은 2019년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 이후 약 6년 만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국제외교 무대에서 최대 이벤트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시 주석과 약 2시간 동안 통화한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경주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이번 회의에서 두 정상의 공식 회담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트럼프 재집권 이후 미중 정상의 대면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특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내년도 중국 방문을 계획하며, 시 주석도 적절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 일정이 성사될 경우, 미국 대통령의 방중은 2017년 트럼프 1기 이후 8년 만에 이루어지는 일이다. 이번 경주 회동과 내년 방중은 무역 갈등, 반도체 및 희토류 수출 규제, 아태 지역 안보 등 여러 현안들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기회의 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무역, 펜타닐, 우크라이나 전쟁, 틱톡 매각 문제 등에서 긍정적인 진전을 이뤘다”며 시 주석과의 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틱톡 매각과 관련해 “시 주석에게 감사하다. 그는 신사적인 인물이다”고 언급하여 양측 간의 대화에서 사실상 합의가 도출됐음을 시사했다.
틱톡 매각은 오라클을 포함한 미국 투자자 컨소시엄이 주요 지분을 확보해 운영권을 갖는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지난해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틱톡 금지법’의 대안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매각 협상의 시간을 벌기 위해 이 법의 시행을 12월 16일까지 연기한 바 있다.
시 주석은 통화 후 “미중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양측은 공동 번영을 위해 협력할 수 있다”며 대화를 건설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두 번째, 올해 들어서 세 번째로 실시된 정상 간의 직접 소통이다.
이번 APEC 정상회의가 이러한 중요한 대화의 장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양국의 협력이 필요한 시점임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