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리플)가 최근 6.21% 하락하며 3달러(약 4,170원)이라는 심리적 지지선 아래로 밀려났고,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순한 가격 조정 이상의 ‘의도적인 억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블랙스완 캐피털리스트의 창립자인 버선 알자라(Versan Aljarrah)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XRP 가격 정체의 배경에 기관 투자자들의 전략적 움직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알자라에 따르면 XRP의 저조한 가격 흐름은 단순히 시장 약세의 결과가 아니며, 대형 금융기관들이 의도적으로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격 조작은 XRP 보유량을 늘리겠다는 전통 금융권의 전략적 매집 행보로 해석된다. 그는 “달러가 과도하게 확장되고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경우 XRP는 기관들이 선택할 유동성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XRP는 ‘멈춘 자산’이 아니라 ‘지연된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의견은 또 다른 음모론적 시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학자 짐 윌리(Jim Willie)는 블랙록과 같은 대형 자산운용사가 XRP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후 가격이 7~8달러(약 9,730~1억 1,120만 원)로 급등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이 현재의 ‘할인 가격’을 최대한 절약하려고 XRP 시장 흐름을 통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신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XRP는 최근 24시간 기준으로도 1.75% 하락하여 2.98달러(약 4,140원)를 기록했으며, 거래량은 같은 기간 27.5% 감소한 40억 8,000만 달러(약 5조 6,712억 원)로 나타나, 투자 심리 악화를 반영하고 있다. 기술적인 분석에서도 볼린저 밴드를 통한 구간 이탈 위험이 경고되고 있으며, 9월에는 그동안 부진했던 흐름이 계속 반복되었던 만큼 조정이 예상된 결과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시장은 XRP 현물 ETF(상장지수펀드)의 승인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조만간 공식 판단을 내릴 계획이며, 승인이 이루어질 경우 XRP 가격의 반등을 이끌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 별개로 가격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 한 단기 급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감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XRP가 전략적 가치를 지닌 ‘유동성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하락이 향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XRP는 현재의 구조적 억제 상태를 극복하고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