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이 최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장남의 동성 결혼 사실을 공개하며 한국 사회의 성소수자 인식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결혼 피로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모두 동등하며, 우리는 결국 인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사회의 보수적인 분위기를 지적하며, “나 역시 79년을 살아왔기에 잘 알고 있다. 한국도 미국처럼 조금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올해 4월, 윤여정은 북미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장남이 2000년에 커밍아웃했으며, 2011년에 뉴욕에서 동성 결혼식을 올린 사실을 전한 바 있다. 2011년은 뉴욕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해로, 윤여정은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한국에서는 여전히 비밀이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가족 모두가 뉴욕으로 가서 결혼식이 열렸다. 지금은 아들보다 사위가 더 좋을 정도”라고 밝히며 화제를 모았다.
‘결혼 피로연’은 앤드루 안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1993년 대만의 이안 감독에 의해 제작된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이 작품은 영주권을 위해 위장 결혼을 계획하는 동성 커플과 그들을 둘러싼 가족의 이야기를 코믹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윤여정은 차별과 편견 속에서도 손자를 감싸는 할머니 ‘자영’ 역을 맡아 연기했다. 처음에는 엄마 역할 제안이 있었지만, 나이 차이를 고려하여 직접 할머니 역할을 감독에게 제안했다고 한다.
아울러 윤여정은 “독립영화를 고르는 이유는 감독과 깊이 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앤드루 안 감독과 부모로서의 경험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7일에 개막하여 26일까지 진행되며, 총 64개국에서 328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결혼 피로연’은 오는 24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윤여정의 발언은 한국 사회가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그의 개인적인 경험이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사회의 변화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윤여정과 같은 공인들의 목소리는 더욱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