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긴급 상황에 대응하는 신고전화인 000 서비스가 통신사 오류로 전면 중단되면서 3명이 안타깝게 사망했다. 블룸버그 통신과 호주 공영 ABC 방송 등에 따르면, 통신사 옵터스는 16일 진행된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와 관련하여 발생한 오류로 인해 남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SA)주, 서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WA)주 및 노던준주 지역의 긴급전화 서비스에 중단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오류로 인해 약 600명의 고객이 긴급하게 000 서비스를 이용하려 했으나 연결되지 않았고, 이들 중 3명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망자는 SA주에 거주하는 생후 8주 남자 영아, 68세 여성, 그리고 WA주에 거주하는 74세 남성이다. 이들 사망자의 정확한 사망 경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스티븐 루 옵터스 CEO는 기자회견을 통해 “가장 필요한 시기에 긴급 서비스에 연결되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의 철저한 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관련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언급했다.
호주 언론들은 이번 서비스 중단의 원인으로 옵터스의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작업 중 방화벽 설정을 변경하면서 발생한 기술적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긴급전화 시스템이 다른 통신망으로 자동으로 우회되지 않은 이유나 통신 장애가 왜 조기에 감지되지 않았는지는 현재 조사 중이다.
옵터스는 싱가포르 최대 통신기업 싱텔의 자회사로, 호주 내에서 두 번째로 큰 이동통신사이다. 이번 사건은 옵터스가 2023년 11월에 경험했던 대규모 통신 장애 이후 두 번째로 큰 비극으로, 당시 장애로 인해 1000만 명 이상의 고객이 통신 서비스가 두절되었고, 이 사건으로 1200만 호주달러(약 111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이번 통신장애와 그로 인한 사망 사건은 호주 내 긴급 서비스 시스템의 신뢰성 문제를 다시 한번 조명하게 만들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안전과 생명을 위한 긴급 신고센터의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사건이다. 옵터스의 CEO와 정부 당국은 이 사건을 통해 향후 유사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강화하고, 신뢰성을 높일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