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우야케 차임’, 안전과 일상 연결하는 독특한 귀가 멜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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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매일 오후 5시가 되면 동네마다 ‘유우야케 차임’이라 불리는 귀가 멜로디가 흐릅니다. 이 멜로디는 해가 질 무렵, 즉 저녁 노을과 관련이 있으며,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올 시간을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부모님들은 이 멜로디를 기준으로 자녀의 귀가 시간을 정하는 경우가 많아, “차임이 울리면 집에 들어와야 한다”는 규칙이 생기곤 합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어린이 여러분, 이제 집에 갈 시간입니다”라는 내레이션을 추가하여 방송하기도 합니다.

한편, 일본은 지진과 쓰나미 등 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이러한 방송은 단순한 귀가 알림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유우야케 차임은 ‘방재행정무선시스템’의 일환으로서, 재난 발생 시 구조와 정보를 전송하기 위한 통신망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안내 방송으로 사용되지만, 재해가 발생 할 경우 해당 시스템을 통해 긴급 정보를 즉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2021년에는 도쿄 이이다바시의 초등학생들이 겨울철 차임 시간이 실제 일몰 시각과 달라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은 “아직 해가 떠 있는데 차임이 울린다”며 지역 의회에 서명을 모아 계약서를 제출하는 등, 자신들의 요구를 표현했습니다. 이처럼 유우야케 차임은 지역 커뮤니티의 일상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으며, 부모와 자녀 간의 의사소통에도 큰 역할을 합니다.

각 지자체별로 흘러나오는 멜로디도 다양합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곡은 ‘유우야케코야케’라는 동요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입니다. 그러나 지바현 다테야마시는 일본 밴드 액스재팬의 ‘Forever Love’를 멜로디로 사용하여, 지역 주민들은 하루 종일 이 노래를 듣는 셈입니다. 또 후쿠시마현 스카가와시는 만화 ‘울트라맨’을 주제로 방송하여 지역적 연계를 다지고 있습니다.

재난 발생의 위험에 대비하는 일본의 이러한 문화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다시 말해, 일상에서 방재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통합한 모습은 주목할 만합니다. 한국에서도 사이렌이 울리는 상황을 경험해본 사람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 제대로 된 정보 전달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일본의 유우야케 차임과 같은 제도는 지역사회의 안전을 강화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일상적인 예방 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좋은 예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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