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는 인도네시아와 맺은 포괄적 무역협정 덕분에 거의 모든 상품에 대한 관세를 영구적으로 철폐하게 된다. 이번 협정은 10년의 긴 협상 끝에 이뤄진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관세 정책에 대응하여 공급망을 다양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U의 마로시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이번 협정이 인도네시아의 경제적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경제국으로, 그 시장 규모는 베트남, 필리핀, 태국의 세 나라를 합친 것보다도 크지만, 그동안의 EU와의 교역 규모는 이와 비례하지 않았다. 그는 이러한 협정이 유럽의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 접근을 허용하며, 대인도네시아 수출이 최소 30%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번 협정의 주요 내용은 향후 5년 내에 교역 상품의 약 96%에 대해 관세가 0%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EU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50%의 관세는 곧 사라질 예정이며, 기계나 가전제품에 적용되던 30%의 관세 역시 크게 인하될 예정이다. 또한, 인허가 규제의 완화와 더불어 농산물 및 식품류도 무역협정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U의 수출업체들은 이번 협정 덕분에 약 6억 유로(약 9900억원)의 관세 절감 효과를 보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니켈 수출 금지 조치는 계속 유지될 것을 지켜보아야 한다. 협정은 EU 회원국 및 유럽의회, 그리고 인도네시아 국회로부터의 승인을 받아야 발효될 예정이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이번 협정은 EU와 인도네시아 간의 교역 규모를 크게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영향력이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협정의 발효가 이루어지면, 새로운 경제 협력의 기반 위에 세워지는 무역 관계가 얼마나 성과를 이루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