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들이 23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전날 엔비디아가 오픈AI에 대한 투자 소식으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던 증시가 인공지능(AI) 혁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인해 다시 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또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주식 고평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신중한 통화 정책에 대해 시사한 발언들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날 다우지수는 88.76포인트(0.19%) 하락하여 46,292.78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36.83포인트(0.55%) 내린 6,656.92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5.50포인트(0.95%) 하락한 22,573.47로 거래를 종료했다. 전날 AI 관련 낙관론으로 인해 강세를 보였던 증시는 하루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오픈AI에 대한 1,000억 달러 투자 소식이 일시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오픈AI가 필요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유일한 투자자가 엔비디아가 될 것이라는 점이 빠르게 인식되면서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DA 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기술 연구 책임자는 오픈AI의 과도한 확장 가능성과 엔비디아가 그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며, AI 열풍이 2000년대 초반의 닷컴버블과 유사하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덧붙였다.
뱅가드의 조 데이비스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높은 주식 평가가 나쁜 뉴스에 더욱 취약한 상황이라며, 하반기 경제 성장이나 인플레이션의 진전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주식 가격이 “상당히 높게 평가됐다”는 발언과 함께, 시중 금리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는 10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감소시키는 영향을 미쳤다.
또한 연방정부의 셧다운 가능성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 19일 미국 의회 상원이 하반기 예산안을 부결함에 따라, 오는 30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10월 1일부터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고위 인사들과의 회동을 취소하며 “어떤 만남도 생산적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시장은 이번 주 발표될 경제 지표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26일 발표될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가 중요한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Fed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PCE 물가는 지난달보다 0.2%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7월(0.3%)보다 둔화될 전망이다. 최근 Fed는 노동시장 둔화 우려로 기준금리를 4.0~4.25%로 0.25%포인트 인하했으며, 앞으로 물가와 고용 지표가 금리 경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기업의 주가 동향 역시 눈길을 끌고 있다. 엔비디아는 2.82%, 오라클은 4.27% 하락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0.64%, 1.01% 약세를 보였고, 보잉의 경우 우즈베키스탄 항공의 대규모 항공기 구매 발표 이후 2%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채 금리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