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이재명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대화 주제로 전환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차 석좌는 “이 대통령이 주한미군 관련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 대신 북한 문제로 대화를 이끈 것은 매우 스마트한 선택이었다”고 언급하며, 이런 방향 전환이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끈 요소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 역할을 요청했으며, 이를 통해 북미 간 긍정적인 관계를 연출하고자 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갈망하고 있기 때문에 이 대통령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았다. 이어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내며 자신과 김정은 간의 친밀감을 강조한 점을 중요한 전략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차 석좌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 공식 문서가 마련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그는 “문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주된 이유가 중국이나 북한 문제, 미군 철수와 같은 안보 관련 사항이 아닌 무역과 투자 협상 세부 사항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과 일본 간의 협상이 지연된 것도 한미 간의 협상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안미경중” 발언은 예기치 못한 발언으로 평가되며, 그의 외교적 접근 방식이 과거 민주당 대통령들과는 다소 다른 실용적인 노선으로 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차 석좌는 말했다. 이 발언은 청와대에서 확인해야 할 내용으로, 나중에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어떻게 적용될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 측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반미’ 의구심이 일부 해소되었다는 평가도 나타났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는 이번 회담이 양국의 동맹 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전의 윤석열 전 대통령과는 다른 외교 정책을 펼치겠지만, 한미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직전 일본 방문은 한일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 의장은 미국 정부의 신뢰성과 일관성이 떨어진 현재 상황에서 한일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 강조하며, 두 나라가 협력해 나가는 모습을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