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톈진에서 일어난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 여성은 출장 중 상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해고되었으나, 그 피해에 대한 산업재해 인정 소송에서 승소를 거두었다. 이는 중국에서 직장 내 성폭행이 산재로 인식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될 예정이다.
2023년 9월, 피해자 최리리(41)씨는 톈진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연봉 100만 위안(약 1억 9700만 원) 이상의 영업관리자로 근무하며, 동부 저장성 항저우로 출장을 떠났다. 그러나 출장 중 상사인 왕모씨에게 성폭력을 당하게 되었다. 이 사건은 최씨에게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유발하였고, 그녀는 이후 출근이 어려워졌다.
왕씨는 2024년 4월에 강간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같은 달 최씨는 “정당한 사유 없는 결근”을 이유로 회사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았다. 이러한 불합리한 처사는 최씨에게 더욱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후, 진난구 인력자원사회보장국은 최씨의 건강 문제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회사 측은 산재 인정 결정에 불복하며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진난구 노동조정위원회는 최씨의 전 고용주에게 113만 위안(약 2억 2320만 원)의 배상을 결정했지만, 회사는 추가 항소를 하지 않았다. 현재 최씨는 2만 위안(약 395만 원)만 지급받았으며, 배상액을 200만 위안(약 3억 9500만 원)으로 상향하여 소송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재판 당일, 최씨는 성폭행 사건 당시 착용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출석하였다. 그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전에는 모욕을 당했지만, 이번에는 정의를 위해 입었다”고 진술하며, 자신이 겪은 아픔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나선 이유를 밝혔다. 현재 그녀는 PTSD 치료를 받고 있으며, 악몽에 시달리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국의 유명 여배우이자 페미니즘 활동가인 야오첸은 최씨를 지지하며 “그녀는 소수의 용기 있는 피해자 중 하나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이야기를 전하며 싸우고 있다”고 SNS에 글을 올렸다. 최씨는 비슷한 경험을 가진 여성들에게 자신을 탓하지 말라고 격려하며, 사회가 피해자에게 더 많은 지지와 동정을 보내줄 것을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 사회에 직장 내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앞으로 성폭력 피해자들이 보다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회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