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이 5년 만에 15배 증가하며,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사주 비율이 높은 가치주로의 투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경제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강세가 꺾일 시점에 대비해 자사주 비율이 높은 종목으로 ‘머니무브’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박성진 이언투자자문 대표는 “앞으로 자사주는 감소하고 실적은 쌓이는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가치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가 고객 포트폴리오에 포함할 종목은 자사주 비율이 높은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오너들의 경영권 방어와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사주를 사들이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2%대로 떨어지고, 부동산 시장의 대출 규제가 심화되면서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2023년 상장사들은 18조 원 넘는 자사주를 소각해 본격적인 주주환원에 나섰으며, 이는 5년 전에 비해 15배 급증한 수치다.
자사주 소각은 기존 발행 주식 수를 줄이는 행위로, 희소가치를 높여 주가 상승을 도모한다. 이달 정기국회에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담긴 상법 개정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미국에서처럼 자사주 소각 후 EPS 상승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는 공식이 국내에서도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자사주 비율이 30%를 넘는 경우, 유동성 부족이나 경영권 상실 우려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비율이 10%에서 30% 사이인 기업들이 적정 수준의 주주환원 여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이 분석한 결과, 자사주 비율이 10% 이상 30% 미만인 상장사는 31곳으로 확인되었다. 이들은 전체적으로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됐다. 예를 들어, 한샘은 자사주 비율이 29.5%에 달하지만 실적 부진으로 인해 장기적인 주가 상승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대신증권과 KCC는 자사주 비율이 각각 25.1%와 17.2%로, PBR이 1배 미만으로 저평가 받고 있어 소각 압박을 받고 있으며, 향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특히 대신증권은 올해 예상 순이익이 77.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며, KCC는 특수화학소재 사업 확장을 통해 순이익이 149.2%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CJ대한통운은 자사주 비율이 12.6%로 줄어들었지만, 3자 물류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3PL 분야에서 큰 성장을 기대하면서,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강화를 계획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정부 하에서 대주주들은 자사주 비율을 줄이지 않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자사주 비율이 높은 가치주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자사주 소각이 급증하는 현상 속에서 적정한 투자처를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