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800명의 미군 지휘관이 모이는 회의에 참석할 예정으로, 이번 자리를 “단결심”의 기회로 설명하였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주한미군사령관을 비롯한 몇몇 고위 장성의 계급이 낮춰 표기되는 사태가 발생하여, 군 내에서 고위 장성의 해고 또는 강등 등 조직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주 미국 및 세계 각지의 준장급 이상 지휘관들에게 오는 30일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할 것을 지시했다. 이처럼 800명이 넘는 지휘관들이 모이는 대규모 회의는 이례적이며, 특히 그 목적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육군 내부에는 혼란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 회의는 헤그세스 장관이 국방부를 전쟁부로 재편하는 계획과 새로운 군인 기준을 설명할 기회라는 분석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군사적으로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나누는 긍정적인 자리”라며 이번 회의의 본질을 고양하는 연설로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헤그세스 장관이 대규모 해고나 강등을 발표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특히 국방부 인명록에서 주한미군사령관 제이비어 브런슨과 태평양육군사령관 로널드 클라크의 계급이 중장으로 표기된 사건이 이러한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브런슨과 클라크의 계급이 격하된 것은 다수의 사령관들이 불확실한 사태에 대한 우려를 키우게 만들었다. 그러나 클라크 사령관의 대변인은 중장 표기는 오류였다고 해명하며 제거했다고 전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국방부의 향후 전략은 기존 인도·태평양 지역 중심의 기조에서 벗어나 미 본토 및 서반구 방어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더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그동안 군이 ‘정치적 올바름’에 지나치게 신경 써왔으며, 이러한 점이 군의 전투력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더욱이 여성과 소수 민족 장성을 대상으로 불필요한 해고를 단행하고, 장성 수를 20% 줄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군 경험이 부족한 헤그세스 장관이 고위 장성들에게 전투 정신을 강조하는 데 대한 반발도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더 나아가 전 세계 미군 지휘관이 한자리에 모일 경우 우발 사건 발생 시에 지휘 공백이 생길 가능성 또한 우려되는 사항이다.
이번 회의가 단순한 격려 연설에 그치지 않고, 군의 구조 개편을 가져오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에 대해 여러 방향에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