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를 가장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과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4명 중 82%가 월러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선호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되었다. 그러나 월러 이사가 실제로 파월 의장의 자리를 계승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는 전체의 20%에 불과하다.
응답자들은 월러 이사가 차기 Fed 의장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에 부합하는 인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의 임명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경제학자들이 예상한 가장 유력한 차기 의장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응답자 중 39%가 해싯이 차기 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월러 이사와 스티븐 마이런 신임 Fed 이사가 각각 20%로 뒤를 이었다.
다만 마이런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선호하는 응답자는 전혀 없었으며,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로의 후임으로 지명된 인사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와 같은 결과가 경제학자들이 원하는 인물과 실제로 선택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 간의 차이를 반영한다고 분석하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Fed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가한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로 줄곧 Fed에 금리 인하를 압박해 왔으며, 이를 거부한 파월 의장에게 직설적인 언사를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파월 의장 해임을 시도하기도 한 그는 전 Fed 이사 케빈 워시와 해싯, 월러 이사 등을 차기 의장 후보군으로 선호해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FT는 트럼프가 차기 Fed 의장을 선택할 때 ‘충성심’과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금리 인하 의지’를 주된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대한 베팅 시장의 반응도 흥미로우며, 월러 이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해싯 위원장이 근소한 차이로 뒤를 잇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Fed 의장 임명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