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상반기 동안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시가총액, 거래 규모 및 사업자의 수익성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투자자의 심리가 위축되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분석원과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25년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25개 가상자산 사업자의 시가총액은 95조1천억 원으로, 이는 지난해 말보다 약 14조4천억 원, 즉 14% 하락한 수치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갈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인해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거래 규모를 살펴보면, 국내 거래소의 총 거래 규모는 1천160조 원으로 작년 말의 1천345조 원보다 14% 감소했다. 하루 평균 거래금액도 6조4천억 원으로 줄어, 시장 침체와 활발한 거래 기대가 어려워진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거래소의 코인마켓, 즉 비트코인을 기준으로 하는 시장에서는 일평균 거래금액이 3배 가까이 증가하며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는 거래 방식의 다양성과 특정 종목에 대한 수요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 사업자의 영업이익 역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총 영업이익은 6천185억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17% 감소했다. 원화마켓에서는 6천360억 원의 이익을 기록했으나, 코인마켓에서는 174억 원의 적자를 보이며 수익 구조가 양극화되는 모습을 드러냈다. 반면, 사업자들의 자본비율은 개선되어 지난해 말 36.5%에서 49.3%로 상승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수익성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 관리 및 자본 건전성 관리에서는 긍정적인 성과가 나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참여자 수는 여전히 증가세를 보였다. 2023년 6월 말 기준으로 등록된 가상자산 거래 계정 수는 2천444만 개로, 지난해 말보다 140만 개 증가했다. 거래 사용자 수는 1천77만 명으로 역시 증가세를 나타냈으며, 사용자의 70%는 50만 원 이하의 소액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1천만 원 이상의 자산 보유자는 10%로 감소하였고, 1억 원 이상의 보유자도 1.7%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투자자의 중소규모 투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렇듯 불투명한 시장 전망 속에서도 신규 코인 상장은 꾸준히 진행되었다. 올해 상반기 동안 신규 상장은 총 232건에 달하여 지난해 하반기보다 83%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동안 58건의 상장 폐지도 있었다. 거래되는 가상자산의 종류는 1천538개로 증가하였으며, 특정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 ‘단독상장’ 자산은 279종으로 집계되었다. 특히, 이 중 86종은 한국인이 발행했거나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거래되는 ‘국내산 코인’으로 구분되었다.
이와 같은 흐름은 가상자산 시장의 불안정성과 구조적 한계를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 현재의 변동성 큰 자산 특성상 단기간 내 뚜렷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규제 강화 및 시장 정비 노력에 따라 점진적으로 체계화되는 추세가 관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가하는 투자자 수 만큼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 안정화 여부는 개인 투자자 보호 및 제도 개선의 추진 속도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