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노동통계국(BLS) 국장 후보자 E. J. 앤토니의 지명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3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미 연방 상원에 앤토니 후보자의 지명을 취소하기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공화당 내에서도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E. J. 앤토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지난 8월 1일 BLS 국장으로 지명되었으며, 이 때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BLS 국장인 에리카 맥엔타퍼 해임 이유를 민주당의 고용통계 조작 주장으로 설명했다. 특히 그는 7월 비농업 일자리 수치가 전문가 예측보다 크게 낮게 나왔고, 5~6월의 고용 증가 수치가 하향 수정된 점을 강조했다. 이런 결정은 통계의 독립성과 신뢰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앤토니는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으며, BLS의 데이터 문제를 비판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동안 그의 과거 트위터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CNN은 그가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에 대한 성적 비하, 동성애자 비하 발언,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인물들에 대한 저속한 모욕이 담긴 트윗을 운영한 사실을 보도했으며, 이에 따라 앤토니의 지명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이에 따라 공화당의 중도 성향 상원 의원들이 앤토니 후보자와의 면담을 거부하고 인준 과정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으며, 이는 결국 후보자 지명 철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BLS 국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 권한을 가진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의 위원장 빌 캐시디 상원의원은 인준 청문회가 공식 통보되지 않았다고 밝혔고, 앤토니 후보자의 지명이 철회됨을 확인했다.
한편, 헤리티지재단은 앤토니가 재단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 직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그가 BLS 국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여전히 보수 경제 이론을 펼칠 기회를 갖게 됨을 시사한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의 인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앤토니 후보자의 지명 철회는 정치적 파장과 함께 향후 경제 정책 설정에 미칠 영향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러한 상황을 통해 우리는 통계 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