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철강 수입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7일 공개될 EU 집행위원회의 새로운 정책 패키지에는 철강 수입품에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는 미국의 고율 철강 관세 조치와 발맞추는 동시에 중국산 철강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EU의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제도를 대체하는 조치로 설명되며, 이 제도는 2018년 미국의 고율 관세 대응 시에 도입된 것이다. 이전에는 국가별 철강 수입량에 따른 무관세 쿼터가 허용되었지만, 공급 과잉이라는 글로벌 시장의 변화와 미국의 50% 관세 도입으로 인해 EU는 기존의 규제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철강업계는 큰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 해 한국은 EU에 대한 철강 수출의 13%를 의존하고 있었으며, 현재 추가적인 쿼터 축소 및 고율 관세의 현실화가 이어진다면 유럽 시장에서의 수출 여건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크다. 지난 4월에도 EU는 세이프가드 조정을 통해 한국산 쿼터를 최대 14% 줄인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EU의 조치를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EU는 미국에 맞서 저율관세할당(TRQ) 방식을 협상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유럽산 철강에 대한 특혜를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철강 관세 인상 추진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결국, EU의 이러한 조치들은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철강 수출업체들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으며,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 여건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 철강업계는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