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 파생상품 시대, 영구선물(Perpetual) 거래소의 경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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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앙화 영구선물 거래소(펄프 DEX) 시장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으며, 높은 거래량과 막대한 에어드롭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구선물은 기존 선물 거래와는 달리 만기가 없고, 24시간 거래가 가능하여 레버리지 효과를 통해 소액으로도 높은 자본 노출이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영구선물은 현재 거의 모든 주요 거래소 파생상품 거래량의 80~90%를 차지하는 핵심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펄프 DEX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배경에는 ASTER와 APEX 등의 신규 토큰과 Lighter, Pacifica 같은 플랫폼의 등장 그리고 Hyperliquid의 대규모 HYPE 토큰 에어드롭이 있었다. 사용자들은 거래와 유동성 제공을 통해 포인트를 축적하고 이후 해당 포인트로 토큰을 교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새로운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상황이다. 특히, Hyperliquid의 거래량 점유율이 56.1%에서 13.7%로 급감하면서 그 주도권이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시장 지배력은 거래량만으로 측정할 수 없다. 실제로 열린 포지션을 나타내는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Hyperliquid가 여전히 높은 가치인 131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실제로 장기적으로 포지션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대비하여 Lighter는 미결제약정이 13억 7천만 달러에 그치며, 높은 거래량이 대부분 단기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이용자들로부터 발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수익 모델 및 기술적 차별화 또한 경쟁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Lighter는 거래 수수료를 0으로 책정하며 사용자의 거래량을 늘려가고 있지만, 이는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인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불어 Lighter는 zk롤업 기술을 도입하여 보안을 강화하고 에어드롭 참여자들을 유치하고 있는 Aster는 바이낸스 스마트체인을 활용하여 거래 속도와 비용에서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 시장은 특히 고위험 파생상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레버리지 파생상품을 취급하는 거래소가 거의 없다. 이는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와 탈중앙화 거래소로 눈을 돌리게 만든다.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와 같은 행사에서는 영구선물 DEX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e스포츠처럼 중계되는 레버리지 거래 대회가 개최되기도 한다. 하지만, 과도한 레버리지와 시장 변동성은 큰 손실을 촉발할 수 있어, 투자자 교육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탈중앙화 영구선물 시장은 현재 말했다시피 ‘끝없는 싸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플랫폼 간의 경쟁은 과거의 레이어1 블록체인 전쟁을 떠올리게 하며, Hyperliquid이 견고하게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Lighter와 Aster의 도전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각 플랫폼마다 제공하는 경험, 수수료 구조, 기술적 차별성 등이 투자자의 선택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투자자들은 단순히 거래량에 따라 플랫폼을 선택하기보다는 미결제약정, 펀딩 레이트 등 다양한 지표를 참고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규제 환경을 감안할 때, 해외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반드시 이해하고 신중하게 투자 결정을 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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