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유럽의 여러 박물관에서 소중한 황금 유물이 잇따라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역사적 가치보다 금 자체가 범죄자에게 더 매력적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는 문화재의 보존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가장 최근의 사건은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 인근 세인트 페이건스 국립 역사박물관에서 발생했다. 6일 새벽, 두 명의 범인이 박물관에 침입해 청동기 시대의 황금 장신구를 훔쳐 달아났다. 사우스 웨일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착수했다고 밝혔다. 박물관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보다 앞서, 프랑스 파리의 국립 자연사박물관에서도 동일한 패턴의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절도범들은 전문가용 도구를 사용하여 방탄유리를 깨고, 18~19세기에 채굴된 원석형 금 표본 4점을 훔쳤다. 이 도난 사건에서 의심되는 금값은 총 60만 유로, 약 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에는 네덜란드의 드렌츠 박물관에서 루마니아의 국보 급 황금 유물도 도난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범인들은 문을 폭발물로 부수며 침입하여 ‘코토페네슈티의 황금 투구’와 다른 귀중한 유물 4점을 불과 3분 만에 훔쳤다. 박물관의 경비가 전혀 없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비판이 일자 루마니아 국립박물관장은 사퇴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절도 사건의 근본 원인이 급격히 상승한 금값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역사적인 유물은 순환 거래가 어렵기 때문에 범죄 조직이 유물을 녹여 금괴로 만들어 판매하는 경로가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 측에서는 “희소성이 있는 유물보다 금괴로 만들 수 있는 금이 더 매력적일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금값은 최근 국제 시세에서 온스당 3971.45달러에 도달하여 또 다른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으며, 일시적으로는 3977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러한 금값의 상승은 불법적인 거래를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문화재의 도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은 유럽 문화재의 소중한 역사적 가치가 단순히 금으로 환산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각국은 박물관의 보안 강화를 포함한 다양한 대책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도달하였다. 이는 문화재의 안전과 보존을 위한 필수적 과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