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달러에 대해 1421원 거래… 외환보유액은 꾸준히 증가하지만 여전히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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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추석 연휴 이후 재개된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환율은 1421.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전 거래일인 2일의 1400.0원보다 21원이 급락했다. 이는 연휴 기간 중에도 원화가 1420원대 중반으로 떨어진 흐름이 지속되었던 것으로, 유럽과 일본의 통화가치 하락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가 임명 한 달 만에 사임하면서 불거진 프랑스 내 정치적 혼란과,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자민당 총재가 아베노믹스식의 통화 정책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유로와 엔화의 하락을 불러오고 달러 강세를 촉진시켰다. 또한 한미 관세협상에 대한 불확실성도 강달러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과의 논의에 그쳤다는 점에서 협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화가 당분간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달러가 약해지려면 다른 통화가 강해져야 하지만 현재 유럽과 일본의 불안정한 정치 및 정책 기조로 인해 다른 통화들도 강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한미 관세협상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 한 원화가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4220억2000만 달러(약 600조 원)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8월보다 57억3000만 달러 증가한 수치로, 5월 말 4046억 달러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규모는 미국 측이 요구하는 대미 투자에 미치지 못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은 3500억 달러의 투자를 전액 현금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자금 확보가 200억 달러 규모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의 외환보유량은 다양한 국제 기준에 비추어볼 때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적정 외환보유액은 유동외채의 30%, 외국인 증권 투자의 15%, 광의통화(M2)의 5%, 상품 수출의 5% 등의 비율을 산정하여 150%를 곱해 계산된다. 지난해 말 수치를 대입했을 때 그 적정 기준은 약 522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현재의 원화 하락세와 외환보유액의 부족은 각종 경제적 불안과 국제적 정세 변화에 따른 국내외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적절한 정책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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