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고문을 당하다 사망한 사건이 알려진 가운데, 같은 지역에서 범죄단체에 감금되었던 한국인 남성 2명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의 한 호텔에서 탈출했다.
이 사건의 주인공인 A씨는 온라인에서 고수익 IT 직종에 대한 광고를 보고 캄보디아로 향했다. 월 800만에서 1500만원의 급여와 함께 1인실 호텔 숙소 및 식사가 제공된다는 내용을 믿고 출국했지만, 도착 후 그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경험을 하게 됐다. A씨는 공무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을 강요받는 범죄단체 ‘웬치’에 감금되었고, 범죄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폭력에 노출될 것이라는 협박을 받았다. 이후, A씨는 캄보디아의 포이펫으로 이동되었고, 그곳에서 100일 이상 지속적인 폭행과 고문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출을 시도했던 A씨와 방을 함께 쓰던 B씨는 처음에 텔레그램을 통해 구조 요청 메시지를 보냈지만, 범죄자들이 이를 알아채고 두 사람의 탈출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A씨는 다시 한번 구조 요청을 시도했고, 이 정보가 박 의원에게 전달된 후 현지 경찰이 출동하여 범죄 집단을 제압하면서 두 사람의 160일간의 감금 생활은 종료됐다. 구조 후 두 사람은 현재 캄보디아 경찰의 조사를 받으며 귀국을 준비하고 있다.
박찬대 의원은 B씨의 어머니로부터 요청을 받은 후 외교부 및 영사관과 협력하여 두 사람의 구출작업을 조율했다. 박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 캄보디아에서 취업사기로 인해 감금당했다고 보고한 사례만 하더라도 330건에 달한다. 이에 박 의원은 재외국민의 안전을 위해 영사조력법 개정안을 발의하여 사건 사고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과 실종 신고에 적극 대응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캄보디아에서 발생하고 있는 범죄의 심각성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로, 현재도 구조를 기다리는 한국 국민들과 가족의 마음은 애타고 있다. 박 의원은 관계 기관들이 협력하여 이들 국민들을 신속하게 구출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