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에서 생산된 코코아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여 20개월 만에 최저치에 도달했다. 이는 초콜릿 가격 인상으로 인한 수요 감소와 생산지의 공급량 증가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제 코코아 선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BOT) 기준으로 지난 9일 t당 5945달러에 마감되었으며, 작년 말 1만2000달러에서 반토막 났다.
올해 초, 과자 제조업체들이 원자재 인상에 따른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면서 초콜릿 수요가 약세를 보였다. 그에 따라 서아프리카의 기후 조건이 개선되며 코코아의 공급이 늘어났다.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에 “코코아의 수익률이 비트코인보다 뛰어나다”고 평가한 바 있다. 현재, 롯데웰푸드, 오리온, 해태제과 등 국내 기업을 비롯하여 글로벌 기업인 마즈와 허쉬 등도 초콜릿 가격을 인상했다.
코코아 가격 하락은 소비자 수요 감소와 공급량 증가가 맞물려 나타났다. 특히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정부가 농가 보호 차원에서 최소 보장 가격을 인상한 것도 공급량 증가에 기여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FT)는 “이제 코코아 가격 상승세가 끝났다”며, 투기 세력도 코코아 가격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코아 가격이 내년 초까지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2000~3000달러대였던 2023년 이전의 수준으로는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기후 변화가 코코아 생산량 감소를 불가피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열린 유럽 코코아 포럼에서는 현재 코트디부아르가 생산하는 코코아의 35%가 2050년까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전해짐에 따라, 향후 코코아 시장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코코아 및 관련 산업에 대해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