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에서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거두며 반도체 사업의 회복세를 확인했다. 업계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출하량 확대와 시스템반도체 가동률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4일 발표한 잠정 실적 공시에서 2023년 3분기 매출이 86조원, 영업이익이 12조1000억원으로 집계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2분기 영업이익 4조6800억원에 비해 158.55% 증가한 수치로, 반도체 부문 내에서의 회복 조짐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증권가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을 5조원 후반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특히 D램 부문에서만 6조원을 초과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D램 가격 상승과 HBM 사업의 정상화가 반도체 실적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조사에 따르면, 범용 D램인 DDR4의 평균 가격이 DDR5를 넘어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 메모리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9월 기준으로 PC용 D램 범용 제품인 DDR4 8Gb의 평균 거래가격은 전달보다 10.5% 오른 6.3달러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2019년 1월 이후 처음으로 6달러를 초과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의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출하량을 증대시켰으며, AI 반도체 시장에서도 AMD와의 협력을 통해 긍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 부문은 아직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3분기 약 90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전 분기의 약 2조원대 중반 적자와 비교할 때 개선된 수치로 평가된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시장의 슈퍼사이클 도래를 예견하며,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조정하고 있다.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발표한 18개 증권사의 예측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이 평균 53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몇몇 증권사에서는 그 수치를 60조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이종욱 팀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주요 고객이 AI 인프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지난 30년 간 발생한 인터넷 인프라 사이클 이후 최대 규모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도래를 강조했다. 그는 현재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다년 간의 반도체 투자 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올해 3분기 사업 부문별 자세한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러한 성과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