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투자 및 리서치 기업인 코인이지(CoinEasy)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를 사례로 들어, 수익 중심이 아닌 자산 중심의 기업 평가 방식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디지털 희소성 자산으로서 주식시장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시장 내러티브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025년 중반 기준으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총 628,791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비트코인의 가치가 1백만 달러에 도달한다면, 이 디지털 자산의 총 가치는 약 6287억 달러, 즉 한화로 약 860조 원에 달해 세계 상장사의 시가총액 최상위권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업의 실제 순이익은 이와 같은 자산 가치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어, 전통적인 회계 기준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평가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코인이지의 보고서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재무 전략이 비즈니스 모델을 대체한 사례’로 분류되며, 이 회사는 분기 실적 성장보다는 비트코인 보유량에 중점을 둔 경영 방식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기 어려운 현재의 규제 환경 속에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은 비트코인의 대체 투자 수단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석유 산업의 선례를 떠올리게 한다. 1980~2000년대 동안 엑손모빌(Exxon Mobil)은 지하에 매장된 석유의 양을 바탕으로 S&P500에서 상위 시가총액을 기록했으며, 이는 투자자들이 물리적 자산 기반 미래 가치를 선호했던 시기를 반영한다. 이번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사례는 자원 기반 가치 평가 방식이 디지털 자산, 특히 비트코인으로 전이되는 전환기를 상징하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ETF가 아닌 일반 주식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자산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 투자자들 사이에서 레버리지 형태의 비트코인 ETF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일부 비트코인 매입을 위해 부채를 활용한 결과, 이 주식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 시 더욱 높은 수익률을 기대 가능하게 한다. 이런 맥락에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디지털 석유’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인이지는 “1980~90년대의 엑손모빌이 그 시대의 상징 기업이었다면, 현재 새로운 세대에게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여 투자자들이 믿고 선택하는 ‘서사적 자산’이 변화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안정성과 부족성, 탈중앙성을 지닌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같은 대체 기업이 차세대 금융 시스템의 주요 투자 경로로 부상하고 있다.
결국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성장은 자산 중심적이고 디지털 미래 기반의 기업 평가 방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이는 단순한 기업 사례를 넘어선 금융 패러다임 전환을 반영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과 함께 제도권의 수용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코인이지는 “20세기 석유가 엑손모빌이었다면, 21세기의 디지털 석유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라며, 이는 세대적 가치관의 변화를 상징한다고 결론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