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가 국내 5위 거래소 고팍스(GOPAX)를 인수하는 것으로 한국 시장에 재진입하게 되었다. 이 소식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승인을 통해 확정되었으며, 그동안 변동성이 있던 바이낸스의 한국 시장 진출 불확실성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번 재진입은 2021년 한국에서 철수한 이후 4년 만의 재도전으로, 바이낸스의 자본력과 기술력이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낸스의 귀환으로 한국 시장은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동안 업비트와 빗썸이 약 70~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사실상 독과점 체제를 유지하던 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다고 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바이낸스가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한 다양한 서비스와 저렴한 수수료 정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바이낸스는 1억 8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하여 막대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거래소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다. 특히, 바이낸스는 최저 0.01%의 초저가 수수료 정책을 적용하고 있으며, BNB라는 자체 토큰을 활용하면 추가적인 수수료 할인이 제공된다. 이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은 수수료에 민감한 시장에서 대규모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바이낸스의 또 다른 경쟁력은 다양한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다. 현재 바이낸스는 400개 이상의 코인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업비트나 빗썸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치다. 이에 따라, 거래 가능한 자산의 다양성은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며, 국내 거래소들은 바이낸스의 진출로 인해 상장 경쟁에 몰릴 것이리라 예상된다.
그러나 바이낸스의 한국 시장 안착이 순탄할 것이라는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실명 확인 입출금 계좌 발급이 필수적이며, 이는 대형 시중은행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현재 고팍스는 전북은행과 제휴를 맺고 있지만, 향후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른 대형 은행과의 파트너십 또한 확보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바이낸스의 일부 핵심 상품인 선물과 파생상품 거래는 국내에서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현물 거래만으로는 차별화에 한계를 가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바이낸스가 국내 규제 환경을 얼마나 철저히 준수하고, 한국 투자자의 특성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어떻게 펼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오더북 통합’ 여부라고 지적하고 있다. 만약 신뢰 있는 금융당국이 고팍스와 바이낸스의 오더북 통합을 허용하게 되면, 한국 투자자들은 고팍스를 통해 바이낸스의 막대한 유동성을 직접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시장의 흐름을 한순간에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