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전 보좌관, 기밀 유출로 기소…트럼프의 반격인가

[email protected]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던 존 볼턴이 기밀 유출 혐의로 기소됐다. 메릴랜드주 연방 대배심원단은 볼턴이 1급 비밀을 포함한 국방 기밀을 불법으로 보관하고 유출한 18건의 혐의에 대하여 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여러 매체가 보도했다.

볼턴은 2018년 4월부터 2019년 9월까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자신의 업무 기록을 포함한 1000페이지 이상의 자료를 기밀 취급 인가가 없는 가족 두 명과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자료에는 군 관계자, 외국 지도자들과의 회의에서 수집된 정보가 포함되어 있으며, 일부는 최고등급의 기밀 정보이다.

검찰은 볼턴이 이 자료를 전송하기 위해 사용한 개인 이메일 계정이 해킹된 사실을 밝혀냈고, 해당 해킹은 이란 정부와 연관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한, 볼턴은 이러한 기밀 자료 상당수를 인쇄하여 자신의 메릴랜드 자택에 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소에 대해 볼턴 전 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자에 대한 위협의 일환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주요 외교 정책에서 의견 충돌을 겪으면서 경질된 후, 트럼프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2020년에 출간된 그의 회고록 또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다루면서 공적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법무부는 그의 저서에서 기밀을 유출했는지 여부를 조사했지만, 기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들이 기소되는 일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에 이어 볼턴 전 보좌관 또한 기소됨에 따라, 정치적 보복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이번 수사가 이전 바이든 행정부에서 시작된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볼턴 기소에 서명한 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이 아니라 경험이 풍부하고 존경받는 검사인 켈리 헤이스라고 전했다. 그러나 법무부 고위 관료들이 볼턴 기소를 서두르도록 압박한 정황도 있다. 특히 볼턴 수사에 관여하고 있는 법무부 내 국가안보 부서의 수장이 전날 백악관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볼턴의 기소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그는 나쁜 사람이다”라며 기존의 비난 입장을 재확인했다. “세상은 다 그런 법”이라는 그의 발언은 이번 기소의 정치적 배경에 대한 의구심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