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석기 시대 인골 가공 연구, 흥미로운 발견에 고고학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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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남부 양쯔강 하구 지역에서 신석기 시대에 해당하는 인골 가공 유물이 발견되어 고고학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일본 니가타 의료복지대학의 생물인류학자 사와다 준메이 박사는 고대 량주 문화 유적지에서 출토된 183구의 두개골 중 52구에서 인위적인 가공 흔적이 확인되었다고 발표했다. 이 유물이 출토된 시기는 약 5300년에서 4500년 전으로, 고대 중국에서 인골 가공의 예시 중에서 가장 이르고 독특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가공된 두개골들은 그릇처럼 윗부분이 절단되어 바가지 형태를 띠고 있으며, 표면은 매끄럽게 연마된 상태였다. 가공된 부분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경우도 있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유골들이 남녀와 연령에 구분 없이 무작위로 선택된 것으로 보이며, 폭력적 사망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 유골들이 사망 후 일정 기간 지나서 가공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이 유골들의 가공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흥미로운 점이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가공 작업은 약 200년의 긴 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팀이 발견한 두개골의 80% 이상은 미완성이었고, 마치 폐기물처럼 버려진 부분이 있어 이들 유골이 종교적 의례나 사회적 권위의 상징으로 사용된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량주 문화의 엘리트 무덤에서는 종교적 의미가 담긴 두개골 컵이 출토된 바 있지만, 이번 발견은 그 사용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점에서 구분된다.

사와다 박사는 이와 같은 유골 가공이 도시화의 진행과 함께 공동체의 해체, 타자와의 새로운 관계 형성에 따른 인식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생물고고학자 엘리자베스 버거 박사 또한 “이번 발견은 이 유골들이 신성시되거나 소중히 여겨지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폐기된 유물이라는 점에서 도시 성장과 함께 인간 유해에 대한 태도의 변화가 나타났을 가능성을 제기한다”고 평가하였다.

이 연구는 신석기 시대 인간의 인식 변화와 가공 방식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고고학적 관점에서도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고대 중국 문명의 다양한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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