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금융 당국이 민간 주도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제동을 걸면서,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이 홍콩에서 추진하던 스테이블코인 발행 프로젝트를 전면 중단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치는 인민은행과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로부터 받은 지침에 따라 이뤄졌으며, 해당 기업들은 당분간 관련 사업을 진행하지 말라는 권고를 받았다.
스테이블코인은 실제 화폐와 연동된 디지털 자산으로, 최근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중요한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민간 기업이 화폐 발행에 관여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과 징둥닷컴의 홍콩에서의 가상자산 금융 상품 및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는 사실상 무산됐다. 이들 기업은 홍콩 정부가 개발 중인 스테이블코인 허가제에 참여할 계획이 있었으나, 중국 본토의 규제 리스크로 인해 차질을 빚게 되었다.
인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민간 기업의 화폐 발행이 중앙은행의 권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주체가 국가인지 민간인지가 핵심 문제라는 입장도 밝혔다. 현재까지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의 99% 이상이 미 달러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 정부의 통제 정책 아래에서 더욱 어려운 상황임을 드러낸다.
중국은 2021년부터 가상화폐 채굴과 거래를 금지하며 금융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강화해왔다. 반면, 홍콩은 디지털 자산 규제를 완화하며 아시아 가상 자산 허브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홍콩 금융관리국은 최근 조건을 충족한 업체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하며 시장을 개방하기 시작했으나, 이는 본토의 중앙 정부의 엄격한 규제로 인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중국 내부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의견은 상반되고 있다. 주광야오 전 재정부 부부장은 위안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달러 패권 강화 전략에 대응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저우샤오촨 전 인민은행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이 투기적 요소를 지니고 있어 금융시장에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인민은행과 홍콩금융관리국은 이번 결정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앤트그룹과 징둥닷컴 역시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은 향후 중국의 디지털 화폐 정책과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