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4대 회계법인 중 삼정회계법인, 안진회계법인, 삼일회계법인은 감사 서비스보다 경영자문(컨설팅) 부문에서 더 높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감사 매출 비중보다 컨설팅 매출 비중이 더 높고, 한영회계법인만이 예외적으로 감사 부문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의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정회계법인은 2024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경영자문 비중이 49.75%에 달하며, 감사 부문은 32.46%에 불과하였다. 이와 유사하게, 안진회계법인은 경영자문 비중이 49.09%로 감사 비중인 30.38%의 1.5배에 달했다. 삼일회계법인도 비슷한 사례로, 감사 비율은 35.20%이고 자문 비중은 39.41%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경향 속에서 한영회계법인은 예외적으로 감사 비율이 45.98%로, 자문 비중인 40.83%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감사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한영를 제외한 나머지 세 회계법인은 최근 4년 동안 감사 비중이 소폭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감사 부문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외부의 컨설팅 전문 법인에서도 관찰되는데, 삼일의 경우 2024 회계연도 기준으로 컨설팅 매출이 3952억 원에 달하며, 이는 5년 전 대비 80.9% 증가한 수치다. 삼정회계법인도 291억 원, 안진회계법인 1519억 원, 그리고 한영회계법인도 3005억 원으로 각각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일각에서는 회계감사와 경영자문 서비스가 명목상으로 구분되어 있지만, 동일한 글로벌 브랜드 아래에서 사실상 두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현정 의원은 “회계법인이 고수익 컨설팅 사업에 의존할수록 감사인의 독립성이 침해될 가능성이 커지며, 이는 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자기검토 과정에서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에서는 비감사용역에 대한 공시 대상을 네트워크 회계법인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하였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개정된 공인회계사 윤리 기준은 네트워크 회계법인의 범위를 이익 공유, 비용 분담, 품질 관리 및 사업 전략, 브랜드 공유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회계법인 CEO 간담회에서 감사와 관련한 네트워크 법인의 비감사용역이 감사인의 독립성을 해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주요 회계법인들은 컨설팅 부문에서 높은 매출 비중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감사 업무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앞으로 금융당국의 규제와 감독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