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연준)는 최근 인공지능(AI)을 결제 시스템의 혁신적인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이를 ‘페이먼트 이노베이션 콘퍼런스(Payments Innovation Conference)’에서 공개적으로 논의했다. 21일 열린 세션에서는 AI가 상거래, 금융 인프라, 생산성에 미칠 영향과 그 파급력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번 세션은 맷 마커스(Matt Marcus) 모던트레저리(Modern Treasury) CEO가 진행하며, 캐시 우드(Cathie Wood) 아크인베스트(ARK Invest) CEO, 알레시아 하스(Alesia Haas) 코인베이스(Coinbase) CFO, 에밀리 샌즈(Emily Sands) 스트라이프(Stripe) AI 총괄, 리처드 위드먼(Richard Widmann) 구글클라우드(Web3 전략 총괄)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배경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AI 결제 시스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에밀리 샌즈는 AI가 단순한 정보 제공에서부터 대행 서비스로 이행하고 있으며, 특정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와 판매자 간의 거래를 AI가 자동으로 중개하는 구조로 발전하고 있어, 상점이 AI 에이전트에 직접 상품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표준화된 언어가 요구되며, 스트라이프는 오픈AI와 협력하여 ‘Agentic Commerce Protocol’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AI가 결제를 안전하게 수행하는 ‘공유 결제 토큰(shared payment token)’의 공개도 흥미로운 발전이다. 이는 AI가 소비자 대신 결제 시 신용카드 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토큰화된 데이터만을 전달함으로써 새로운 결제 보안 기준을 설정하게 된다.
알레시아 하스는 “스테이블코인은 AI 경제의 기본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현재 3,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스테이블코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I 에이전트는 기존 은행 시스템의 제약을 넘어서 머신 투 머신(M2M) 결제를 가능하게 하며, 이를 통해 마이크로페이먼트를 포함한 다양한 거래 방식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처드 위드먼은 AI 결제를 위한 신뢰 체계의 구축이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구글은 코인베이스와 협력하여 ‘에이전트 결제 프로토콜(AP2)’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AI가 웹사이트와 상호작용할 때 소액 결제를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또한, 결제의 투명성과 프라이버시를 강화하기 위해 영지식증명 기반의 인증 기술도 도입되고 있다.
캐시 우드는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이 산업혁명 이후 최대 생산성 향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며, 향후 5년 내 세계 GDP 성장률이 7%를 넘어설 것이라 예측했다. 그는 AI가 단순한 자동화 수준을 넘어 ‘상상력의 한계가 없는’ 지능 자본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하며, 기술이 이미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번 논의는 AI, 블록체인, 스테이블코인, 실시간 결제 시스템이 하나의 혁신적인 생태계로 융합되는 논의가 중앙은행의 공식 무대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각기업의 리더들이 현재의 금융 환경을 재정의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미래 금융 생태계의 방향성을 제시한 이번 세미나는 기술과 경제의 경계를 허무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