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의 카라만 주에서 서기 7~8세기로 추정되는 불에 탄화된 빵 5개가 발굴되어 학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빵들은 고대 도시 에이레노폴리스 (Eirenopolis)로 알려진 토프라크테페 (Topraktepe) 유적지에서 발견되었으며, 특히 한 빵의 표면에는 “복되신 예수님께 감사드리며”라는 그리스어 문구가 새겨져 있고,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이 남아 있어 주목받고 있다.
카라만 주 정부는 이 빵들이 적절한 보존 상태를 자랑한다고 발표했다. 발견된 예수의 형상은 전통적인 비잔틴식 묘사인 ‘구세주 예수 (Pantokrator)’와는 다른 모습으로, 씨를 뿌리는 ‘농부 예수’로 표현되어 있다. 이는 당시 사회에서 농업과 노동이 종교적으로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졌음을 반영한다. 전문가들은 이 빵들이 초대 기독교 의식에서 사용된 성찬식 빵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발견된 다른 빵들에서도 기독교 기사단의 상징인 몰타 십자가 (Maltese Cross) 형태의 문양이 확인됐다. 카라만 주 정부는 이 빵들이 탄화 과정을 거쳐 보존된 것은 환경이 매우 뛰어난 점을 보여준다며, 아시아 지역에서의 이와 같은 보존 사례는 드물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굴은 튀르키예 문화관광부 산하 문화재·박물관총국의 허가를 받아 카라만박물관 주관으로 진행되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카라만 주 및 그 인근 지역에서는 초기 기독교와 관련된 유적들이 잇따라 발굴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는 고대 기독교 문화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2024년에도 터키와 아르메니아 접경 지역에서 4~5세기 교회 유적이 새로 확인될 예정으로, 이러한 고고학적 발견은 튀르키예의 역사와 문화 이해를 풍부하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