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소극적인 러시아의 대형 석유기업 2곳에 대해 제재를 단행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3.14달러(5.37%) 상승한 배럴당 61.64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브렌트유도 3.13달러(5.0%) 오른 배럴당 65.72달러로 나타났다.
미국 재무부는 로스네프트와 루코일이라는 주요 러시아 석유기업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으며, 이는 이들 기업이 보유한 50% 이상의 자회사의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기업과 개인이 해당 기업들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강력한 조치를 포함한다. 이번 제재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협상 지원을 위해 제재 수단을 지속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인 인도가 해당 원유의 거래를 중단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도 정유업계는 이번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으며,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는 당장 인도의 석유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중국이 인도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더불어, 유럽연합(EU)도 러시아의 석유 및 가스 수익을 차단하려는 19차 대러 제재 패키지에 합의하였으며, 이는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금지를 기존 계획보다 1년 앞당겨 2027년 1월부터 시행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조치들은 러시아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글로벌 원유 공급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와 비회원국들이 생산을 확대하면서 비교적 풍부한 상태다. 최근 수요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라이스타드 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지정학 수석은 “미국의 이번 제재는 모스크바에 대한 압박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며, “러시아 석유 인프라에 대한 공격과 맞물려 이 제재는 러시아의 원유 생산 및 수출에 큰 차질을 초래할 것이며, 강제적인 생산 중단 위험도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국제유가와 원유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며, 각국의 대응과 시장의 반응이 주목되는 시점이 되고 있다.




